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욱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그만큼 개인의 디지털 자산도 다양하고 복잡해졌습니다. SNS 계정, 클라우드 저장소, 암호화폐, 온라인 콘텐츠 등은 이제 더 이상 생전의 기록만이 아닌 사후에도 남겨지는 ‘디지털 유산’이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유산 준비의 필요성과 함께 계정 정리, 정보 보호, 자산 관리 방법을 상세히 안내합니다.
계정 정리: 사후를 위한 첫 번째 준비
디지털 유산의 시작은 계정에서부터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수십 개의 온라인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각 계정에는 개인 정보, 대화 기록, 사진, 영상, 업무 문서 등 중요한 데이터가 저장돼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계정들의 사후 처리 방법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접목된 계정 관리 시스템은 유언장처럼 사전에 계정 처리 방식을 선택하고 저장해둘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Inactive Account Manager’는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계정의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지정된 사람에게 넘겨주는 설정이 가능합니다. 페이스북 역시 ‘Legacy Contact’를 통해 사후 계정 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요 플랫폼들은 점점 디지털 유산 관리 기능을 확대하고 있지만, 개별 사용자가 이에 대한 인식을 갖고 직접 설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생전의 의지를 담은 계정 정리 계획이 필요하며, 평소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부터 하나씩 점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 보호: 사생활과 프라이버시를 위한 핵심
디지털 유산은 단지 자산의 문제가 아니라 사생활 보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사용자의 데이터가 학습 자료로 활용되거나, 타인이 악용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보 보호에 대한 사전 조치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많은 플랫폼에서는 사망자의 데이터가 보호되도록 특정 절차를 요구하며, 로그인 정보나 비밀번호 없이 접근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에 대비해 사용자가 직접 암호관리 툴(예: LastPass, 1Password 등)을 활용해 계정 목록과 비밀번호, 삭제 지침 등을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공유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AI가 자동화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보관하는 시대이기에, 사망 이후의 정보 흐름을 제어하는 것은 생전에 계획해두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민감한 정보가 많은 이메일, 금융앱,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은 정기적으로 백업하고, 유언장에 ‘디지털 자산 접근 권한’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프라이버시 보호의 차원에서 불필요한 계정은 생전에 정리하거나 삭제해 두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이 곧 디지털 유산을 안전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됩니다.
자산 정리: 암호화폐, NFT, 콘텐츠의 사후 관리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자산의 범위도 확대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암호화폐, NFT, 유튜브 수익, 블로그 콘텐츠, 디지털 저작권 등입니다. 이들은 모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분류되며, 전통적인 유산과 마찬가지로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자산은 특성상 실물 형태가 없고, 접근 방식도 복잡해 사망 이후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위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암호화폐 지갑의 비밀번호, NFT 보유 플랫폼, 수익계좌 정보 등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서화하고, 이를 유언장이나 별도 보관함에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 정기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플랫폼의 계정 정보를 누가 어떻게 이어받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해야 합니다. 일부 플랫폼은 ‘상속’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만, 아직까지는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에 정리해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AI가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가치를 판단하며, 추천까지 해주는 시대에, 나의 디지털 콘텐츠는 더 이상 사적인 기록이 아닌 공개된 자산으로 간주됩니다. 그렇기에 콘텐츠 관리 역시 유산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사후에도 그 가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AI 시대에는 생전의 기록이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유산이 됩니다. 계정 정리부터 정보 보호, 자산 정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준비 없이는 디지털 유산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사용 중인 계정을 정리하고, 정보 보호 방안을 수립하며, 가치 있는 디지털 자산은 문서화해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더 늦기 전에, 나만의 디지털 유언장을 준비해 보세요.